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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TIP

비상경 문과 금융권 첫인턴 구하기 - Resume 작성의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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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님들 안녕하세요. 취업이 정말 힘든 시기입니다. 저 같은 경우 설마 연대생이 취업 힘들면 얼마나 힘들까하는 마인드로 대학시절을 보내며 취준시장에 뛰어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 오만한 생각이었죠. 졸업 이후 1년 2년이 넘게 취업을 못하는건 남의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는데 시간이 정말 눈깜짝할 새에 지나가더군요.

이 글은 금융권을 목표로 첫인턴을 구하고자 하는 비상경 문과 동문님들에게 제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씁니다. 꼭 비상경 문과가 아니더라도 상경계, 혹은 금융권을 목표로 하시는 자연계, 공대, 예체능 계열 여러분들에게도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래부터 ib 등을 목표로 대학교 1학년때부터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고 계신 분들이 보기에는 다소 부족해보이는 글일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금융권 진로를 꿈꿔왔던 것은 아니고, 원래 들어가고자 했던 공공기관이 있었습니다. 내가 여긴 무조건 뚫는다는 마인드로 4학년때부터 졸업 이후까지 상당기간 준비를 했고, 결국 최종 면접 자리까지 갔지만 상상도 못했던 이유로 떨어졌습니다.

그 이후 제 커리어의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고, 공직 사회는 저랑 핏이 맞지 않는 곳이라 판단하고 금융권으로 진로를 틀었습니다.

무작정 금융권으로 진로를 틀었지만 정말 막막했습니다. 졸업한지 1년이 다되어가는 시기에 복수전공, 부전공, 학회, 자격증, 대외활동, 인턴경력 그리고 빽 아무것도 없는 내가 금융권 인턴을 구할 수 있을까?

처음 떠오르는 생각은 역시 가장 만만했던 자격증이었습니다. 저는 1지망이 증권사 입사였기에 CFA Level 1과 투운사 정도는 있어야 인턴서류를 낼 수 있지 않을까...이런 생각으로 무작정 CFA Lv1 공부부터 시작했습니다. 5월 시험 응시를 목표로 90일을 잡았고, 영어 reading에 좀더 익숙해지고 싶어서 한국어 인강은 일체 듣지 않고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curriculum을 무작정 읽어나갔습니다. 확실히 비전공자인 제가 90일만에 안정적으로 합격하기엔 양이 상당하더군요. 한달 좀 넘는 기간에 1회독을 마무리했고, 이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fixed income, 특히 duration 파트, derivatives, deferred tax같은 부분은 Mark Meldrum의 무료 유튜브 강의를 들었습니다.

CFA가 우리들의 첫 인턴 resume를 채우는데 그다지 유의미한 도움을 주지는 않지만 투자업계에서 일하기 위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는데에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저처럼 회원, 잼관같은 과목을 들은 경험이 없는 경우에요.

5월에 시험을 치고 나왔지만 역시 노베이스 90일은 너무 짧았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근 CBT로 바뀌고 나서 합격률이 다소 낮아지기도 했고 뭔가 제가 pass rate에 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안생기더라구요. 결과는 두달 뒤에 나오고 다음 시험 응시는 6개월 뒤인 11월에 볼 수 있는데 그럼 난 내년이나 되어서야 지원서를 낼 수 있는건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 또 막막해졌습니다. 며칠 쉬고 나서 투운사 접수를 하고 책을 보는데 솔직히 내용이 잘 안들어오더군요. CFA도 암기지만 투운사는 더욱 암기위주인 시험이었고, 깊게 파고든다는 느낌이 없어서 의미없는 자격증 공부라고 느꼈습니다.

시험 접수도 하고 교재까지 샀지만 이틀만에 투운사 공부를 때려치고 어떻게 내 resume를 채워야하나...이런 고민을 하루종일 하면서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구글에 나와있는 internship resume는 대부분 이전 인턴경력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정말 한숨만 푹푹 나왔습니다. 그러던 중 단비와 같은 브런치 글을 발견하게 되는데, 저같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resume를 채워야하는지 번뜩이는 영감을 받았습니다.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 글 이어서 보시기 전에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https://brunch.co.kr/@hsy110405/12

저와 완전 다른 필드인 개발자 인턴을 구하기 위한 resume였지만, 학교 과제만으로도 resume를 professional하게 보이게 꾸밀 수 있구나라는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적에 들었던 경영대 수업이 단 2개인데, 그 수업에서 했던 프로젝트들, 그리고 그때 작성했던 리포트와 페이퍼들에 대한 기억을 곱씹으면서 바로 resume 작성에 들어갔습니다. 위의 링크 글에 올라와 있는 resume, 특히 technical project 파트와 최대한 비슷한 느낌이 들도록 공들였습니다. 제가 제일 자신있어했던 과제 프로젝트부터 순차적으로, 그리고 최대한 구체적으로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resume 완성 이후 지원할 수 있는 모든 인턴 포지션, RA 등에 원서를 넣기 시작했고, 막상 서류통과가 어려울 것 같았던 한 핀테크 회사에서 면접 연락이 왔고 면접일 당일 오후에 바로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약간 얼떨떨하더군요. 관련 자격증도 하나 없고 복수전공, 그리고 부전공조차 없는 제가 저에게는 약간 과분해 보이는 금융회사 경영본부 팀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된게요.

결론적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복수전공은 무조건 해야할까? 만일 여러분이 아직 저학년이시고, 학점이 충분히 높으시다면 복수학위를 받으시는게 더 좋은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경영대 복수전공 티오에 들어갈만큼 학점이 높은건 아닙니다. 저도 그랬구요. 복수전공과 단일전공의 차이는 resume education 파트에 business administration major를 적어넣을 수 있냐 없냐하는 차이입니다. 혹시 졸예복같은걸 고민하는 고학년이 계신다면 자기가 앞으로 얼만큼의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지 잘 계산해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첫 인턴 resume의 두가지 파트, education과 experience 중에 압도적으로 중요한 것은 experience입니다. 학교와 전공, GPA, 장학금 수상 내역 등을 적는 education 파트는 최대한 간결하게 맺고, resume의 70퍼센트 이상이 자신의 구체적인 활동 경험을 서술하는 experience로 채워져야 합니다.

셋째, 그렇다면 도대체 experience를 어떻게 채워야할까? 가장 쉬운 접근은 저처럼 레포트, 보고서, 팀 프로젝트 발표 같이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금융권 커리어 연관 과목을 골라 듣고 여기서 experience의 소스를 만들어가는 겁니다. 시험을 쳐서 성적을 평가하는 수업이 아니라요. 어떤 형태로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활동을 하는 과목이 스토리를 풀어낼 거리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저는 2개의 수업, 그리고 그때 수행했던 4개의 과제중에 3개를 골라서 resume를 채웠고, 설령 작은 부분이라도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거창한 대외활동, 학회활동이 없더라도 관련 분야 과목 수강 경험, 그리고 적절한 포장으로 충분히 텅 비어있는 experience 파트를 채워나갈 수 있습니다. 위에 링크된 브런치 글처럼요.

쓰다보니 글이 약간 길어졌습니다. 저도 뒤늦게 진로를 틀었지만 어렵게 얻게된 기회인 만큼 최대한 열심히 일해보려 합니다. 이 글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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